신청서만 내고 끝난 줄 아는 사람들
“서류는 법원에 접수했어요. 그러면 이혼이 된 거 아닌가요?”
이 말을 듣는 건 낯설지 않다. 종종 누군가 봉투를 들고 찾아와 말한다. 몇 달 전 인터넷에서 양식을 내려받아 법원에 냈다고 했다. 접수 도장은 찍혀 있었다. 하지만 그 서류는 거기서 멈춰 있었다.
이혼 절차는 Petition(이혼 청구서)을 내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법원은 상대방에게 정식으로 알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Proof of Service(송달 확인서)를 요구한다. 이 절차가 없으면 사건은 진행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 그 사실을 모른다. “법원에서 연락이 올 줄 알았어요”라고 말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이미 1년 전에 접수했는데 아직도 ‘진행 중’으로 남아 있다. 컴퓨터 기록에는 단 하나의 항목만 떠 있다. “Petition filed.” 그 다음은 아무것도 없다. 한동안 서류를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든다. “그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나요?” 그럴 때마다 답은 간단하지만, 그 간단함이 어렵다. 절차는 다시 이어붙여야 한다.
이혼 서류는 감정보다 정확함이 먼저다. 서류가 완성되어야 감정도 정리된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다. 감정이 앞서고 서류는 뒤따른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긴다. 서류는 냈지만, 그 다음은 아무도 모르는 상태.
이런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이혼은 한 장의 종이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그 다음 단계가 더 조용하고, 더 세밀하다. 법원은 감정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움직이는 건 마음이 아니라 서류다.
이혼은 시작보다 이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종이를 낸 순간이 아니라, 마지막 서류가 접수된 날이 진짜 이혼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