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법은 다른 언어로 말한다
이혼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감정이 아니라, 감정과 법이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한다는 점이다. 한쪽은 마음으로 이야기하지만, 법원은 문서로만 판단한다. “그 사람은 너무 나빴어요”라는 말은 이해받을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의미가 없다. 법은 증거와 절차의 언어를 쓴다.
가주법무사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법원은 제 얘기를 안 들어줬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이야기를 안 들어준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가 문서로 정리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법원은 감정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다. 제출된 서류가 정확하고, 형식이 맞고, 필요한 절차를 지켰는가만 본다.
그래서 이혼 서류는 마음의 기록이 아니라, 현실의 증거다. 상대의 행동이나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문서가 남아 있느냐다. 간혹 감정이 격해져 서류를 미루거나 버려버리는 사람도 있다. 그럴수록 결과는 더 멀어진다. 감정이 앞설수록 서류는 냉정해야 한다.
이혼 절차에서 감정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감정을 표현할 방법은 법이 정한 틀 안에서만 가능하다. 어떤 말은 Declaration 안에서, 어떤 상황은 Exhibit 안에서만 인정된다. 그래서 혼자서 준비하다가 중간에 막히는 경우가 많다. 형식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마음의 이야기가 전달되지 않는다.
코리아타운에서 수많은 가족법 서류를 다뤄온 가주법무사는 그 언어의 차이를 매일 경험한다. 감정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서류로 번역해 주는 일이다. 그 과정이 차갑게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결국 가장 따뜻한 결과를 만든다.
법은 마음을 몰라도, 마음을 담은 서류는 이해한다. 그 차이를 아는 사람이 바로 숙련된 법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