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Management Conference – 재판으로 착각하기 쉬운 절차
민사소송에서 소장을 접수하면 법원은 일정한 시점에 Case Management Conference, 줄여서 CMC라는 기일을 정해 통지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통지를 받으면 깜짝 놀랍니다. “벌써 재판 날짜가 잡혔네. 이렇게 빨리 결판이 나나? 이제 모든 증거와 증인을 다 준비해야겠구나.” 실제로는 아직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된 것이 아닌데도, 당사자들은 CMC를 최종 재판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CMC는 말 그대로 사건 관리 회의입니다. 판사가 사건이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 당사자들이 절차를 제대로 밟고 있는지, 합의 가능성은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Discovery가 언제까지 진행될지, Motion은 어떤 것이 예상되는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사건을 어떻게 끌고 갈지 일정을 조율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즉, 결론을 내리는 재판이 아니라 앞으로의 길을 설계하는 절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MC를 재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송에 휘말린 사람들에게는 모든 법원 출석이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날짜가 잡히면 곧 결판이 날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CMC 단계에서 사건이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이 시점에서 사건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한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따라서 CMC를 앞두고는 모든 증거와 주장을 완전히 정리하려 하기보다는, 사건의 큰 그림을 이해하고 향후 일정에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법원은 이 절차를 통해 당사자들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사건을 관리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입니다. 성실하게 서류를 제출하고, 판사가 묻는 사항에 준비된 태도로 답하는 것만으로도 절차는 원활히 진행됩니다.
가주법무사는 많은 사건에서 고객들이 CMC를 과대평가하거나 불필요하게 긴장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알고 나면 불안이 크게 줄어듭니다. CMC는 최종 재판이 아니며, 결론이 내려지는 자리도 아닙니다. 앞으로 사건이 어떤 일정으로 흘러갈지 정리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소송은 이 절차 이후에도 Discovery, Motion, 그리고 최종 재판까지 이어집니다. CMC를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한다면, 당사자는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다음 단계를 밟아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