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날짜를 바꿀 수 있나?

소송 과정에서 종종 나오는 질문 중 하나는 “재판 날짜를 바꿀 수 있나요?”라는 물음입니다. 당사자에게는 일정이 부담스럽거나 준비가 부족할 때 날짜 변경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법원은 사건 일정을 신중하게 정하기 때문에 한 번 정해진 날짜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정해진 날짜에 맞추어 출석해야 하고,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예외가 허용됩니다.

날짜를 바꾸려면 보통 Continuance 신청을 해야 합니다. 단순히 “날짜를 바꿔달라”는 한 장짜리 서류로는 되지 않고, 변경 사유와 불가피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 진술서와 증빙까지 필요합니다. 법원은 이를 검토해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을 때만 일정을 조정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연기는 생각만큼 이익이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법원은 연기 신청을 심리하기 위해 별도의 날짜를 잡아야 합니다. 즉, 원래 재판은 미뤄지더라도 연기 모션을 다투기 위해 당사자가 한 번 더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결국 사건이 길어질 뿐 아니라 법원에 가는 횟수가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비용도 추가로 발생합니다.

변호사에게 의뢰할 경우 연기 신청도 하나의 정식 모션처럼 준비되기 때문에 시간당 비용이 청구되거나 별도의 수임료가 붙을 수 있습니다. 법무사에게 맡기더라도 간단히 해결되는 절차가 아니므로 문서 준비와 정리 비용이 발생합니다. 연기는 단순히 시간을 벌어주는 장치가 아니라, 또 다른 절차와 비용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재판 날짜 변경은 가능하지만 기대만큼 간단하거나 유리하지는 않습니다. 시간벌기가 아니라 추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법원에 한 번 더 나가야 하고 비용까지 늘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연기는 최후의 수단으로 삼고, 가급적 정해진 날짜에 맞추어 사건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